포커는 손패의 강약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같은 페어라도 어떤 맥락에서, 어떤 보드에서, 어떤 상대에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기대값이 크게 달라진다. 온라인 중심의 플레이포커 환경에서는 이 차이가 더 선명하다. 액션 속도가 빠르고, 데이터가 풍부하며, 플레이어 풀의 성향이 시간대별로 크게 바뀐다. 콤비네이션을 이해하고 응용하는 능력은 결국 실전에서 돈을 지키고, 기회를 키우는 핵심 기술이다. 여기서 말하는 콤비네이션은 단순한 족보 조합을 넘어, 핸드 조합의 수적 관계, 보드 텍스처별 상호작용, 블러프와 밸류의 비율 설계까지 아우른다. 몇 년간 온라인과 라이브를 오가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플레이포커 특유의 흐름에 맞춘 콤비네이션 사고법을 풀어 본다. 필요에 따라 플레이포커머니와 관리 이슈, 그리고 플레이포커머니상 이용 시 유의할 점도 자연스럽게 짚겠다.
콤비네이션을 숫자로 보기 시작할 때 생기는 변화
대부분의 초중급자는 “A-K는 강한 카드” 정도로 사고한다. 반면 숙련자는 “AQ가 상대 UTG의 3벳 범위에 얼마나 포개지는가”, “플랍이 T-8-3일 때 내 QJ가 블로커로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처럼 확률적 겹침과 차단 효과를 본다. 콤비네이션을 그렇게 수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액션의 설득력이 올라간다. 상대가 낼 수 없는 카드 조합을 내가 들고 있을 때, 내 베팅이 더 자주 통한다는 간단한 진리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버튼 오픈에 대해 스몰블라인드가 3벳을 했다고 치자. 버튼 콜로 플랍이 K-7-2 레인보우로 깔린다. 여기서 내가 A7s를 들고 있을 때와 QJ를 들고 있을 때의 블러프 적합성은 다르다. A7s는 톱 페어의 일부 조합을 차단하지 못하는 반면, A가 블로커로 작동해 상대의 AKo, AKs 같은 최상 밸류 콤비네이션을 일정 부분 줄여 준다. 반대로 QJ는 그런 상위 콤보를 거의 차단하지 못하고, 대신 백도어 스트레이트 가능성으로 후속 스트리트에서 세컨드 베럴 계획을 세우기 좋다. 이런 차이를 수치화하면 액션을 선택하기 쉬워진다. 친숙해지면 숫자를 직접 세지 않더라도, 감각적으로 “여기선 A가 있는 쪽이 더 나은 블러프” 같은 판단이 빠르게 나온다.
프리플랍 콤비네이션과 범위 설계
프리플랍에서 콤비네이션 계산은 크게 두 가지에 쓰인다. 첫째, 내 레인지 균형을 잡는 것. 둘째, 상대의 레인지 중 어떤 부분을 타깃으로 삼을지 정하는 것. 플레이포커의 저구간 테이블에선 오픈 사이즈가 넓고 콜이 많은 경우가 잦다. 이럴수록 브로드웨이 오프수트의 실전 가치는 떨어지고, 수딧 커넥터와 수딧 갭퍼의 가치가 올라간다. 멀티웨이로 흘러가는 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3벳 빈도가 높고 스택이 얕은 중고한 테이블에서는 Axs, KQo 같은 블로커 성향 핸드의 3벳 블러프 빈도를 올리는 편이 기대값이 좋다.
여기서 흔히 놓치는 포인트가 탑플레이포커머니상 있다. 콤비네이션은 단순히 카드 조합 수가 아니라, 뒤따르는 트리 구조까지 고려했을 때의 유효 콤보 수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버튼 오픈, 빅블라인드 디펜스 상황에서 9-8s는 플랍, 턴, 리버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세미블러프 라인을 가진다. 반면 KTo는 톱 페어를 만들면 디펜스가 쉽지만, 그 전까지는 캐치업 확률이 낮고, 블러프 라인도 제한적이다. 수적 조합이 같아도 의사결정 분기에서 유효하게 쓰일 수 있는 콤보가 다르다.
플레이포커에서 일정 규모 이상을 굴리는 플레이어라면, 시간대별로 상대 3벳 레인지가 어떻게 바뀌는지 자체 기록을 쌓아두면 좋다. 심야 시간엔 루즈한 3벳이 늘고, 주말 오후엔 패시브 콜이 늘어난다 같은 경향이 생긴다. 이 패턴에 맞춰 4벳 블러프에 A5s, K5s를 섞을지, 콜로 끌고 가며 플랍에서 리드할지, 또는 폴드라인을 넓힐지 결정한다. 장부를 길게 보면 이 조정만으로도 플레이포커머니의 장기곡선이 눈에 띄게 안정된다.
보드 텍스처별 콤비네이션 작동 방식
같은 핸드도 보드 텍스처가 바뀌면 콤비네이션의 쓰임새가 달라진다.
건조한 K-7-2 레인보우에서는 하이카드 A가 블로커로서 강력하다. 내 A가 상대의 AK, KQ, 일부 AKo를 줄여 주기 때문이다. 반면 9-8-7 투톤 보드에서는 A가 주는 블로킹 가치가 크게 줄고, 연결성 있는 하위 카드가 훨씬 중요하다. 이런 보드에서 A3s로 베팅을 쌓다 보면, 상대의 체크-레이즈에 자연스럽게 취약해진다. 반면 JTs, T9s 같은 핸드는 실제 메이드 강도는 약하더라도 런아웃에서 스트레이트, 플러시 드로우를 바탕으로 세미블러프, 밸류 변환이 가능하다.
또 하나, 투톤 보드에서 슈트 블로커의 가치는 과대평가되기 쉽다. 예를 들어 A♠5♠를 들고 스페이드 투톤 보드에서 c-bet을 남발하는 경우다. 상대 레인지에 스페이드가 상당수 포함돼 있으면, 내 한 장짜리 스페이드가 실질적으로 줄여 주는 플러시 콤보 수는 생각보다 적다. 오히려 내 A가 상위 플러시를 상대에게 더 많이 남겨 두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컬러가 겹친다고 안도하기보다, 상대 레인지의 슈트 분포까지 상상해야 한다.
밸류와 블러프의 비율, 그리고 콤보 카운팅
리버 베팅에서 흔히 보는 실수가 밸류에 비해 블러프 콤보가 지나치게 많거나, 아예 블러프가 사라지는 극단이다. 플레이포커의 중간 스테이크에서 상대가 콜을 자주 누르느냐, 과폴드를 하느냐에 따라 정답이 달라지지만, 기본 원리는 동일하다. 내 베팅 사이즈가 팟 대비 75%라면, 무차별 콜을 하는 상대에 대한 최적 비율은 대략 밸류 3, 블러프 1 정도다. 물론 상대가 리버에서 폴드를 과도하게 한다면 블러프 비중을 높일 수 있다.
여기서 콤비네이션 카운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턴에 세미블러프 레이즈를 섞었다면, 그 중 리버에서 실제 메이드로 전환되는 콤보가 몇 개이고, 여전히 미스된 드로우로 남는 콤보가 몇 개인지 가늠해야 한다. 세미블러프를 많이 만들수록 리버 블러프 공급이 많아지고, 그럼 밸류 콤보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체 베팅이 허약해진다. 결국 턴에서부터 리버에 어떤 구성을 만들지 염두에 두고 액션을 설계해야 한다.
체크-레이즈의 콤비네이션 철학
체크-레이즈는 흔히 강한 핸드의 시그널로 받아들여지지만, 실제로는 블러프 콤보를 잘 고르면 훨씬 높은 기대값을 낸다. 키 포인트는 상대 베팅 레인지의 구조와 보드에 더 맞는 쪽이 누구인지다. 6-5-3 레인보우 같은 로우 보드에서 버튼이 작은 사이즈로 c-bet을 자주 친다면, 빅블라인드는 7-4s, 8-4s 같은 거터 드로우, 그리고 A5o, A4o 같은 에이스 하이 블로커 조합을 일부 섞어 체크-레이즈를 구성할 수 있다. 상대의 오버카드 중심 레인지가 미스할 확률이 높고, 턴에서 개선 또는 지속 압박의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체크-레이즈 밸류 콤보는 너무 두껍게 깔 필요가 없다. 세트, 투페어, 강력한 드로우가 적절히 섞이면 충분하다. 중요한 건 턴에서 뽑아낼 수 있는 베팅 라인의 깊이다. 콤보 수를 줄이더라도, 턴과 리버에서 팟을 키울 수 있는 라인이 확보되면 전체 EV는 올라간다. 반대로, 밸류는 풍성한데 블러프 콤보가 거의 없다면 상대는 쉽게 폴드로 도망가거나, 반대로 나의 체크-레이즈에 대해 과콜을 하게 만든다. 양쪽 다 내 수익을 깎는다.
베팅 사이즈가 콤비네이션 선택을 바꾼다
같은 보드라 해도 사이즈에 따라 적합한 콤보가 달라진다. 작은 사이즈는 넓은 레인지로, 큰 사이즈는 집중된 레인지로 대응한다는 원칙을 기억하자. 예를 들어 Q-9-3 투톤 보드에서 25% 팟 베팅을 사용한다면, 하이카드 A, 백도어 플러시, 백도어 스트레이트가 있는 블러프를 폭넓게 사용해도 된다. 반면 75% 팟 이상을 쓰겠다면, 블로킹 효과가 강력하고, 턴 리버에서 지속 베팅을 정당화할 카드가 많은 쪽으로 좁혀야 한다.
개인적으로 온라인에서 베팅 라인을 미리 스크립트처럼 정해 두는 습관이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이 보드에서 33% - 66% - 올인 라인을 탈 때 블러프는 Axs 백도어 위주, 밸류는 톱 페어+ 이상”처럼 정의해 두고 세션 중엔 그 안에서만 조합을 고른다. 즉흥적으로 콤보를 섞다 보면 과잉 블러프 혹은 과소 블러프가 보여지고, 리버에서 어정쩡한 사이즈가 튀어나온다. 정해 둔 틀 안에서 변주만 주는 편이 안정적이다.
멀티웨이에서 무너지는 콤비네이션 상식
헤즈업에서 통하던 블러프 콤보가 멀티웨이에선 가치가 급격히 떨어진다. 플레이포커는 멀티웨이가 잦다. 세 명 이상이 본 플랍을 보면, 누군가는 어떤 식으로든 보드를 맞출 확률이 높아진다. 이때 하이카드 블로커 기반 블러프는 효력이 줄고, 드로우 혹은 두 장이 보드와 연결된 수딧 핸드의 세미블러프 가치가 상대적으로 오른다.

멀티웨이 팟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실수가 톱 페어 중하 kicker로 세 스트리트를 밀어 붙이는 행동이다. 상대 콤비네이션 분포상 세 명이 콜에 참여했으면, 한 명은 두 페어나 드로우 이상의 강점을 가진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땐 밸류 추출을 플랍과 턴의 두 스트리트에서 얕게 나누고, 리버는 체크 콜 혹은 체크 폴드로 마무리하는 편이 전체적으로 손실을 줄인다. 콤보 카운팅 관점에서 보면, 리버까지 약한 톱 페어가 앞설 수 있는 콤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각 스트리트에서의 플랜, 콤보의 흐름으로 그리기
포커에서 가장 불편한 순간은 턴 혹은 리버에서 계획이 끊길 때다. 콤비네이션 관점에서 접근하면, 플랍 베팅을 누르는 순간 이미 턴과 리버에 남을 내 콤보 구조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플랍에서 낮은 빈도로 큰 사이즈를 선택했다면, 그 선택은 “턴에서 블랭크가 떨어져도 지속 압박할 수 있는 밸류와 블러프”를 암시한다. 만약 그런 콤보가 충분치 않다면 플랍에서 작은 사이즈로 넓게 베팅하고, 턴에서 분기시키는 라인이 더 적합하다.
세션 로그를 만들 때는 핸드 결과뿐 아니라 “플랍 액션 시 리버까지 이어지는 내 콤보 흐름이 합리적이었는가”를 적어 두면 도움이 된다. 몇 주만 기록하면 특정 보드에서 일관되게 리버 블러프가 과도하거나 부족한 패턴이 보인다. 이를 보정하면 승률이 체감될 만큼 좋아진다.
콤보 블로커의 함정과 활용
블로커는 양날의 검이다. A가 있으면 상대의 탑레인지가 줄어드는 건 사실이지만, 동시에 상대가 콜할 하위 레인지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블로커의 의미가 줄어든다. 버튼 오픈에 스몰블라인드 3벳, 버튼 콜 후 A-7-4 투톤 보드에서 스몰블라인드가 A를 들고 거칠게 베팅을 누르는 장면을 떠올려 보자. 상대의 AQ, AJ 같은 탑 페어는 물론이고, 7x 수딧, 4x 수딧 같은 백도어 콤보들이 콜을 유지한다. 블로커가 상위 일부를 줄여주더라도, 전체 콜 분포가 두껍다면 블러프의 통과율은 크게 오르지 않는다.
반대로 진짜 블로커가 살아나는 곳이 있다. 리버에서 양 극단이 명확한 스폿이다. 예를 들어 4-4-9-9-K 보드에서 리버 큰 베팅을 할 때, A9을 블록하는 A를 들고 있다면 상대 풀하우스 콤보를 유의미하게 줄여 준다. 동시에 내 라인에 합리적인 강한 핸드가 존재해야 영혼 없는 베팅으로 보이지 않는다. 블로커만 믿고 라인 논리가 빈약하면, 포지션을 가진 상대가 콜이나 레이즈로 응수하며 착각의 대가를 치르게 한다.
GTO 솔버와 플레이포커 실전의 교차점
솔버는 정확히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레인지 간 힘의 균형, 특정 보드에서의 전략적 테마를 보여준다. 솔버를 돌려보면 의외로 작은 사이즈가 자주 쓰이고, 특정 보드에서 체크 빈도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 이유를 언어로 해석해 두면 실전에서 유연해진다.
플레이포커 실전에서는 상대의 빈틈이 곧 수익이다. 과폴드하는 상대 앞에서는 이론적 비율보다 블러프를 늘리고, 콜링 스테이션 앞에서는 밸류의 두께를 늘린다. 중요한 건 그 조정이 콤비네이션 구조와 모순되지 않게 설계되는가다. 예를 들어 과폴드 환경이라면 플랍에서 백도어가 얕은 하이카드 블러프도 충분히 통과율이 나온다. 다만 그 선택이 턴에서 막다른 골목으로 몰지 않도록, 리버까지 라인 매칭을 마련해 둬야 한다.
라이브와 온라인의 시차, 그리고 플레이포커머니 관리
라이브와 달리 온라인은 핸드 수가 많아 분산이 크게 느껴진다. 콤비네이션의 사고가 반짝 성과를 안겨주기도 하지만, 단기 변동성은 피할 수 없다. 플레이포커머니를 관리할 때는 하이베팅 전략을 당일의 감정과 묶지 않는 훈련이 필요하다. 세션 손실이 쌓였다고 콤보를 무리하게 확장하면 리버에서 과블러프가 늘어버린다. 역으로 이기고 있다고 해서 베팅을 줄이면 밸류를 놓친다.
플레이포커머니상 같은 외부 수단을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거래의 편의성이 높다고 해서 과도한 스테이크 점프를 반복하면, 콤비네이션 사고의 장점보다 변동성이 앞서 버린다. 본인의 승률과 표준편차를 대략이라도 파악하고, 스택 크기에 맞는 레인지 설계를 고정해 두는 편이 좋다. 필요하면 하루의 첫 30분은 하위 스테이크에서 워밍업하며, 콤보 감각이 살아났을 때 본래 한도에 진입하는 루틴을 권한다.
시간대, 플레이어 풀, 그리고 콤보 설계의 미세 조정
플레이포커는 시간대에 따라 풀의 성향이 달라진다. 심야에는 공격적 3벳이 늘고, 평일 낮에는 패시브 콜이 늘어나는 편이다. 공격적인 테이블에서는 블로커 기반 4벳 블러프를 약간 더 섞되, 포지션이 없을 때는 플랍 이후 라인 유지가 가능한 수딧 에이스 위주로 조합을 좁힌다. 패시브 테이블에서는 플랍 밸류 베팅의 두께를 올려서 초반부터 값을 받아내고, 리버에서 억지로 한 발 더 쏘는 빈도를 줄인다. 상대가 폴드를 잘 하지 않으면 콤보의 정교함보다 밸류의 단단함이 더 많은 돈을 만든다.
이 미세 조정은 메모와 데이터가 전부다. 표본이 쌓일수록 특정 아이디가 3벳 후 플랍 작은 사이즈를 고집한다든지, 턴에서 오버베팅을 즐긴다든지 하는 패턴이 보인다. 그럴 때 내 콤보 선택도 변해야 한다. 예컨대 턴 오버베팅을 즐기는 상대에게는 톱 페어 중에서도 킥커가 빈약한 조합을 플랍에서 더 자주 폴드하고, 2페어나 강한 드로우를 콜로 남겨 리버에서 상대의 과한 베팅을 받아내는 식으로 설계한다.
콤비네이션 기반 리딩의 실수 줄이기
사람은 자신이 가진 정보를 과신한다. 콤보 카운팅을 하다 보면, 내가 본 라인이 곧 전부라고 착각한다. 특히 상대의 프리플랍 콜 범위를 과도하게 좁혀 보거나, 턴에서 특정 사이즈에 대한 반응을 지나치게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줄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불확실성을 메모에 남긴다. “이 스폿에선 상대 레인지 분포 추정 오차가 크다”라고 적고, 그 구간에서 블러프를 약간 줄이거나, 밸류의 사이즈를 보수적으로 설정한다. 숫자에 기댄 사고는 좋지만, 그 숫자가 추정치일 뿐임을 잊지 않는 태도가 돈을 지킨다.
리버 디시전, 두 개의 질문
리버에서 콜과 폴드, 레이즈 사이에 서 있을 때 스스로 묻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내 핸드는 상대의 합리적 블러프를 얼마나 막는가. 둘째, 내 콜이 상대의 밸류 범위에서 얼마나 처참한가. 이 두 질문을 콤보 수로 어림하면 답이 쉬워진다. 예를 들어 플러시 보드에서 내가 플러시를 블록하는 수딧의 A를 들고 있다면, 상대의 미스 블러프 콤보가 줄어든다. 그러면 콜이 가치 없을 수 있다. 반대로 내가 블러프를 막지 않고, 상대 밸류 대부분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면 콜 가치는 올라간다. 감이 아니라, 가능한 콤보의 상하한을 잡아보는 습관이 리버에서의 후회를 줄인다.
공부 루틴, 콤보 감각을 튼튼하게
솔버 검토와 핸드 리뷰를 섞되, 매번 전 범위를 다 보려 하지 않는다. 특정 보드 형식 한두 개를 골라, 플랍에서 사용할 블러프 콤보의 핵심 기준을 문장으로 정리한다. 예를 들어 “하이보드 레인보우에서는 A 하이, K 하이는 블로커 효과를 우선” 같은 식이다. 이어 실제 플레이포커 핸드 기록에서 동일한 보드를 추려, 그 기준과 얼마나 맞았는지 체크한다. 틀렸다면 왜 틀렸는지를 숫자로 적는다. 블러프 과다였는지, 밸류 과소였는지, 턴에서 라인이 끊겼는지. 이 루틴을 한 달만 돌려도 콤비네이션 감각이 손에 붙는다.
또 하나, 세션 전 짧은 워밍업을 만든다. 최근 세션에서 아쉬웠던 리버 결정 세 건을 꺼내 콤보 카운팅을 다시 해 본다. 간단한 수기 계산으로 충분하다. 이 연습을 마치고 자리에 앉으면, 첫 핸드부터 과감과 절제가 균형을 찾는다.
돈이 되는 작은 디테일들
- 리버에서 올인 사이즈를 설계할 때, 내 밸류 콤보가 최소 8에서 12개는 나오도록 플랍과 턴 라인을 미리 압축해 두면 상대의 과콜을 유도하기 쉽다. 블러프는 테이블 성향에 따라 3에서 6개 정도를 맞춘다. 4벳 팟처럼 스택 투 인 팟 비율이 낮은 상황에서는, 플랍에서 이미 밸류/블러프 선별이 끝나 있어야 한다. 중간 강도의 핸드로 콜만 눌러 턴에 애매해지는 경우가 가장 비싸다. 버튼 대 빅블라인드 싱글 레이즈 팟에서, 플랍 하프 팟 이상의 사이즈를 선택한다면 체크-레이즈 빈도가 올라간 빅블라인드의 드로우 콤보 수를 의식하고, 턴에서 세컨드 베럴 카드를 선별해 둔다. 백도어 없는 블러프는 한 발에서 멈추는 편이 낫다.
사례로 보는 콤비네이션 응용
케이스 1. 3벳 팟, 보드 A-Q-6 레인보우. 내가 스몰블라인드 3벳, 버튼 콜. 내 핸드는 KJs. 이 보드에서 c-bet을 섣불리 누르면, 상대의 AQ, AJ, A5s 같은 콤보가 견고하게 버틴다. KJ는 블로커로서 A를 막지 못하고, 백도어 스트레이트만 얕게 가진다. 차라리 여기서 체크 빈도를 올리고, 턴 T, 9, K 같은 연결 카드에서 레인지 전체로 압박하는 라인을 준비한다. 턴이 9일 때 KJ는 실제 개선과 지속 압박의 교집합에 들어간다.
케이스 2. 싱글 레이즈 팟, 보드 9-8-5 투톤. 버튼 오픈, 빅블라인드 디펜스. 내 핸드는 A8s, 보드 슈트와 불일치. 여기서 작은 c-bet을 버튼이 쏘면, 빅블라인드는 87s, T7s, 65s 같은 드로우 콤보를 넉넉히 체크-레이즈에 넣을 수 있다. A8s는 탑 페어지만 백도어가 빈약하고, 레이즈에 대한 방어력도 낮다. 콤보 관점에서 내 밸류가 얇은 만큼, 플랍 콜을 최소화하고 체크-콜 - 체크-평가 라인을 타거나, 아예 프리에서 콜 대신 3벳으로 포지션 없는 플레이를 줄이는 게 합리적이다.
케이스 3. 버튼 대 빅블라인드, 보드 K-7-2 레인보우. 버튼 c-bet 33%, 빅블라인드 체크-레이즈. 버튼이 A5s를 들고 있다면, A가 상대의 강한 Kx를 줄여 주는 동시에, 턴과 리버에서 러너러너 가능성으로 압박을 이어갈 실마리가 있다. 같은 라인에서 QJ는 블로킹 효과가 적고, 런아웃이 제한적이다. 여기서 A5s는 콜, QJ는 폴드라는 단순 규칙만으로도 방어의 효율이 개선된다.
장기적으로 승률을 키우는 태도
콤비네이션은 계산력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다. 세션 중에는 손이 먼저 나가기 쉽다. 그럴수록 두세 번의 호흡을 더 두고 “내가 지금 선택하는 콤보가 다음 스트리트의 선택지를 얼마나 남기는가”를 되묻는다. 리버에서 패배한 큰 팟보다, 플랍에서 억지로 만든 블러프 한두 번이 더 치명적일 때가 많다. 작은 포기들이 결국 큰 승리를 만든다.
플레이포커 환경에서 이 습관은 배로 보상된다. 핸드 수가 많고, 풀의 성향이 일정 패턴으로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콤비네이션 감각이 몸에 익으면, 어떤 테이블에서든 처음 30분 안에 오늘의 최적 전략을 찾아낸다. 플레이포커머니의 그래프가 덜 출렁이고, 연속 세션의 심리적 피로도도 줄어든다. 그리고 콤비네이션에 근거한 선택은 설명 가능하다. 복기와 개선이 쉬운 선택은 누적해서 강해진다.
마무리 조언
콤비네이션을 숫자로 세는 훈련은 출발점일 뿐이다. 더 중요한 건 그 숫자를 액션으로 번역하는 문장력이다. 플랍에서 어떤 콤보를 남기고, 턴에서 어떤 카드를 기다리며, 리버에서 어떤 사이즈로 마무리할지. 이 문장들이 쌓이면, 어떤 보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는다. 플레이포커에서 매일 마주치는 천차만별의 상대들 앞에서, 복불복이 아니라 체계로 승부할 수 있게 된다.
플레이포커머니는 숫자, 콤비네이션도 숫자다. 숫자를 정직하게 다루면 결과는 결국 따라온다. 적절한 베팅과 냉정한 폴드, 그리고 필요한 순간의 블러프. 콤비네이션은 그 모든 결정을 지탱하는 프레임이다. 오늘 한 세션만큼은, 두 손패를 넘어서 레인지 전체의 이야기로 게임을 읽어 보자. 그 시야가 넓어진 만큼, 계정의 그래프가 서서히 오른쪽 위로 기울기 시작할 것이다.